아시아태평양(APAC) 마케팅, 무엇을 가장 먼저 따져야 할까?
2026년 글로벌 광고비는 1조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이 성장을 이끄는 것은 전년 대비 5.4% 성장한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으로, 그중 중국은 6.1%, 인도는 8.6% 성장했다. APAC을 하나의 단일 시장으로 묶어 접근하는 브랜드는 대개 비싼 대가를 치르고서야 깨닫는다. 이 지역은 나라마다 쓰는 앱이 다르고, 개인정보 보호법이 다르고, 미디어 소비 습관마저 다르다는 사실을 말이다.
APAC 마케팅의 핵심은 지역 통합 캠페인이 아니라 국가별, 플랫폼별로 설계된 개별 전략을 구축하는 데 있다. 미디어 바잉은 글로벌 플랫폼이 아닌 현지에서 지배적인 앱을 따라가야 하고, 컴플라이언스는 빠르게 강화되고 있는 국가별 개인정보 보호법을 개별적으로 따라야 하며, 크리에이티브는 하나의 마스터 소재를 번역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지 문화와 언어 규범을 따라야 한다.
APAC 전체를 아우르는 단일 전략은 존재하지 않는다
APAC은 일본, 호주처럼 규제가 촘촘하고 시장이 성숙한 국가부터, 인도와 베트남처럼 모바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그리고 독자적인 검색엔진, 앱스토어, 결제 시스템으로 나머지 지역과 완전히 단절된 중국의 폐쇄형 생태계까지 아우른다. 한 국가에 맞춰 짠 미디어 플랜을 다른 국가에 그대로 적용하면 대개 통하지 않는다. 위에서 언급한 성장률 역시 지역 전체의 흐름이 아니라 국가마다 전혀 다른 메커니즘에서 나온 결과다.
플랫폼 파편화는 예외가 아니라 기본값이다
APAC에서 광고가 실제로 소비되는 주 무대는 글로벌 소셜 플랫폼이 아니라 메신저 슈퍼앱인 경우가 많다. 중국은 위챗(WeChat), 일본·태국·대만은 라인(LINE), 한국은 카카오톡(KakaoTalk), 베트남은 잘로(Zalo)가 장악하고 있다. 라인만 해도 2024년 말 기준 태국에서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약 9,400만 명으로, 이는 태국 인구수를 넘어서는 수치인데 복수 계정 보유와 비즈니스 계정 사용이 반영된 결과다. 라인에 맞춰 설계한 타기팅과 크리에이티브는 위챗에 그대로 옮길 수 없고, 잘로 역시 둘과는 전혀 다른 데이터 시그널 체계로 운영된다. 미디어 플랜은 하나를 변형해 쓰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별로 처음부터 새로 설계해야 한다.
규제 장벽은 국가마다 따로, 그리고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현재 APAC은 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개인정보 보호 관련 입법이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며, 그 방향성도 하나의 표준으로 수렴하지 않는다. 인도의 디지털 개인정보 보호법(Digital Personal Data Protection Act)은 2025년 시행 규칙을 통해 동의 절차와 데이터 수탁자(data fiduciary) 규정을 구체화했다. 2025년 6월 제정된 베트남 개인정보 보호법(Law on Protection of Personal Data)은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며, 다이렉트 마케팅과 행동 기반 광고에 관한 별도 규정을 담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PDP법은 2024년 10월부터 전면 시행 중이며, 인도네시아 국민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업이라면 자국 내 소재 여부와 무관하게 역외 적용을 받는다. 이들 법 중 어느 것도 GDPR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 즉, EU 기준으로 만든 동의 절차나 데이터 이전 방식(관련 내용은 국경 간 마케팅 컴플라이언스 참고)을 그대로 복사해 붙여넣을 수 없고, APAC 국가별로 별도의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
Criterion Global이 APAC 진출 순서를 설계하는 방식
Criterion Global은 APAC 예산을 지역 전체에 한 번에 분산 배분하지 않는다. Criterion Global Budget Blueprint℠은 국가별로 한도를 정한 최소유효시장투자℠(Minimum Viable Market Investment℠, MVMI℠)를 먼저 집행해, 추가 예산을 투입하기 전에 플랫폼 성과와 컴플라이언스 리스크, 크리에이티브 반응을 있는 그대로 파악한다. GoDaddy가 인도에 진출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미디어 예산을 집행하기 전에 인구 13억 명 규모 시장에 대한 별도의 시장 분석을 먼저 진행했고, 이후 영국의 미디어 믹스를 그대로 옮기는 대신 현지 지배적 방송사인 지(Zee)와 스타(STAR) 중심의 채널 전략을 새로 짰다. 싱가포르는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한 규제 환경과 지역 본부 시장으로서의 역할 덕분에 동남아시아 전체 진출의 실질적인 관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중국은 앞서 설명한 규모와 폐쇄형 플랫폼 생태계 특성상 거의 항상 별도로 설계해야 하는 시장이다.
이 같은 진출 전략의 전체적인 순서 논리는 국제 마케팅 전략 필라 페이지에서 신규 시장 진출 시 가장 흔히 발생하는 실수와 함께 자세히 다룬다.